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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획] 블록 장난감 연상시키는 ‘모듈러주택’에 관심 쏠려
BY 김진원 기자2024.07.18 21: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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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최근 `레고 블록` 쌓듯이 구조물을 쌓아 올려 만드는 이른바 `모듈러주택`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집을 짓던 방식과 달리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둔 구조물들로 아파트를 짓는 특징을 지닌 만큼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시장의 기대감도 크지만, 아직 모듈러주택에 대한 제도적 지원책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대중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본보는 모듈러주택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모듈러주택 공법의 장ㆍ단점을 비롯해 앞으로 건설시장에서의 가능성 등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공장 생산 후 현장 조립하는 모듈러주택 `인기`
인력 감소ㆍ기간 단축 등 모듈러 방식 효율 부각돼

2003년 처음 도입한 후 20년이 넘는 기간이 흘러 모듈러 건축시장이 국내 건설현장에서 비로소 눈길을 끌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들어 정부가 본격적으로 정책적으로 모듈러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른바 `정책 본격화`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외벽체와 창호, 배관 등을 포함한 개별 주거 공간 약 80%를 박스 형태로 사전에 제작해 현장으로 운송한 후 설치하는 형태로 대표적인 탈현장 건설(OSCㆍOff-Site Construction) 공법이다. 즉,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보면 된다.

모듈러 방식 건축은 2000년대 들어서며 학교와 군 시설을 중심으로 초창기 시장을 형성했다. 사실상 모듈러시장을 처음 형성한 시기로, 이후 2010년대부터는 해외 수출 및 모듈러 공동주택을 만들면서 점차 성장해 왔다. 2020년대는 이동식 학교시설과 모듈러의 고층화로 점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우리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모듈러시장 규모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국내 모듈러 건축시장 규모는 2020년만 해도 574억 원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해 전국적으로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이 진행되며 8055억 원 규모로 대폭 성장했다.

그렇다면 모듈러주택이 각광을 받는 주요 장점은 무엇일까. 먼저 현장 인력 소요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점이다. 통제된 공장환경에서 건설되는 만큼 노동력은 물론, 자재를 낭비할 확률도 떨어져 효율적이다. 자동화 및 표준화된 공장 설비로 생산되면서 품질 관리가 가능해져 시공 품질이 균일하고 내구성도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또 다양한 구성 요소가 동시에 제조되기 때문에 설계ㆍ시공 오류로 인한 하자 가능성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사업 지연 걱정이나 현장 내 안전사고는 물론 분진ㆍ소음, 건설폐기물 발생 등으로부터 자유로워 궁극적으로 철근콘크리트 공법보다 공사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여기에 유관 업계 관계자들은 공법 특성상 층간소음 저감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세종시 UR1ㆍ2블록 모듈러주택의 층간소음 측정 결과 경량 2등급, 중량 3등급으로 철근콘크리트 아파트(경량 3등급ㆍ중량 4등급)보다 소음이 적었다.

업계 전문가는 "최근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기조가 확대되면서 탄소배출, 건축물쓰레기 절감이 가능한 모듈러주택시장이 각광받고 있다"면서 "정부도 모듈러주택 정책협의체를 꾸리고 LH는 모듈러주택의 시장 확대와 대량 생산 기반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LH, 세종시에 `국내 최대 규모` 모듈러주택 단지 준공
전문가 "시장 성장 위해서 사업성 확보는 큰 숙제"

실제로 이달 8일 LH는 세종시 UR1ㆍ2블록에 짓는 모듈러주택은 지하 4층에서 지상 3층에 이르는 총 416가구로 국내 최대 규모로 올해 12월 준공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모듈러주택은 575개로 이뤄져 있고 전북 군산시 공장에서 제작한 후 트레일러에 실어 공사 현장에 도착하면 이동식 크레인을 통해 유닛과 밸런스빔을 연결해 접합하는 식이다. 하나의 유닛을 쌓아 조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고작 30분이다. 눈에 띄는 점은 콘크리트 벽으로 유닛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육안으로 기존의 벽식 콘크리트 아파트와 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거실과 방, 화장실, 주방을 갖추고 있고 전기 배선과 배관, 도배까지 보통의 아파트와 비슷하다.

하지만 장점 많은 모듈러주택도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존 철근콘크리트 방식의 공법보다 공사비가 약 30% 이상 비싸다는 점이다. 이동과 조립으로 인해 장비가 이중으로 투입되고 현행 내화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석고보드 등 추가적인 자재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최근 몇 년간 자잿값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많이 상승한 상황에서 더 비싼 비용이 필요하다면 대중화를 이루기에는 사업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이뿐만 아니다. 조립 형태라 기술력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는 접합부에서 누수 등 하자에 취약할 것이란 우려도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아직 제도적으로 모듈러주택의 확대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 문제점으로 꼽힌다. 모듈러주택으로 인정받은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에서 건폐율ㆍ용적률ㆍ높이 제한을 완화하자는 내용 등의 모듈러주택 활성화 방안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은 2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비용 절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제도적인 뒷받침도 원활하지 않아 국내 상용화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도 "현재 건설현장 상황상 노동자 수급이 부족한 만큼 앞으로 모듈러주택의 비중은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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